
2026년 4월 6일, 더북미디어그룹 리더들과 함께 "통념을 넘어 진짜 리더로"라는 주제의 리더십 특강을 진행했습니다. 이 글은 강사로서 제가 이번 워크숍을 어떻게 설계했고, 현장에서 무엇을 관찰했는지를 정리한 후기입니다.
저는 이번 특강의 출발점을 "지식 전달"이 아니라 "통념의 점검"으로 잡았습니다. 리더십 교육이 자주 실패하는 이유는 새로운 정보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이미 가지고 있는 익숙한 믿음이 행동을 가로막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관계, 안전감, 피드백, 의사결정이라는 네 가지 영역에서 리더들이 당연하게 여겨온 가정을 하나씩 꺼내 검토하는 구조를 택했습니다.
모듈 1. 동료 관계의 이면: 친밀함은 신뢰의 증거가 아니다
첫 모듈에서 저는 "팀원과 친할수록 좋다"는 통념을 다뤘습니다. 친밀함과 신뢰는 자주 혼동되지만 같은 것이 아닙니다. 사적으로 가까운 팀원에게 더 우호적인 평가를 내리거나, 불편한 관계라는 이유로 솔직한 피드백을 회피하는 순간, 관계 관리가 성과 관리를 밀어냅니다.
저는 이를 "관계의 적정 온도"라는 비유로 전달했습니다. 너무 차가우면 소통이 막히고, 너무 뜨거우면 판단이 흐려집니다. 핵심은 솔직하되 존중하는 거리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이때 도움이 되는 관점이 "역할 기반 사고"입니다. 개인의 호불호가 아니라 조직이 부여한 역할을 기준으로 판단하면, 갈등을 개인 공격이 아닌 역할 간 조율 문제로 다룰 수 있습니다.
모듈 2. 위장된 편안함: 심리적 안전감에 대한 오해
두 번째 모듈의 주제는 가장 많이 오해받는 개념인 심리적 안전감이었습니다. 심리적 안전감은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에이미 에드먼슨(Amy Edmondson)이 1999년 연구에서 "대인관계상의 위험을 감수해도 안전하다는 팀 공유 신념"으로 학술적으로 정립한 개념입니다.
현장에서 이 개념은 종종 "편안한 분위기"로 축소됩니다. 그러나 에드먼슨 본인이 강조했듯, 심리적 안전감은 갈등 회피나 무조건적 관용이 아닙니다. 에드먼슨은 높은 기준(책임)과 심리적 안전감이 동시에 충족될 때 비로소 "학습 지대(Learning Zone)"가 형성된다고 설명합니다. 안전감만 높고 기준이 낮으면 "편안 지대"에 머무를 뿐입니다.
저는 이 지점에서 "방치형 자율성"과 "진짜 자율성"을 구분했습니다. 기준 없이 "알아서 하라"고 두는 것은 자율이 아니라 무관심입니다. 자율은 명확한 기준과 기대치를 공유한 뒤 실행 방법을 위임하는 것, 즉 "기준 안의 자유"로 재정의되어야 합니다.
모듈 3. 포장된 잔소리: 피드백을 구조로 바꾸기
가장 긴 시간을 배정한 세 번째 모듈은 피드백이었습니다. 저는 "사람들은 따끔한 지적을 원한다"는 통념을 점검하는 것으로 시작했습니다. 지적받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으며, 내용이 사실일수록 오히려 더 아프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피드백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을 말하느냐"만큼이나 "어떻게 말하느냐"입니다.
이를 위해 SBI 피드백 모델을 활용했습니다. SBI는 미국 창의적리더십센터(Center for Creative Leadership)가 개발한 모델로, 상황(Situation)·행동(Behavior)·영향(Impact)의 세 요소로 피드백을 구조화합니다. 이번 워크숍에서는 여기에 미래 지향 논의(Tomorrow)를 더한 확장형 'SBIT'로 실습을 진행했습니다. 다만 'Tomorrow'는 표준 모델의 일부가 아니라 실습을 위한 확장 요소임을 참가자들에게 명확히 설명했습니다.
롤플레잉 실습에서는 "회의 때 엉뚱한 아이디어를 자주 제안하는 과장"이라는 가상의 인물을 두고, 인격이 아닌 관찰 가능한 행동에 초점을 맞춰 피드백하는 연습을 했습니다. 참가자들이 가장 어려워한 부분은 "해석"을 빼고 "행동"만 묘사하는 일이었고, 이는 실제 현장 피드백이 자주 실패하는 지점과 정확히 일치했습니다.
모듈 4. 가장 나쁜 결정: 결정은 사건이 아니라 과정이다
마지막 모듈에서는 "정보가 많을수록 완벽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통념을 다뤘습니다. 정보량과 결정력은 별개이며, 완벽한 결정을 기다리는 동안 기회는 사라집니다. 저는 결정을 한 번의 사건이 아니라 "확신이 들면 결정 → 빠른 실행 → 피드백 수집 → 수정·보완"으로 이어지는 연속 과정으로 제시했습니다. 잘못된 결정을 수정하며 학습하는 사이클이, 결정을 미루다 기회를 잃는 것보다 낫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강사로서의 회고
이번 특강에서 제가 의도한 것은 정답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익숙한 믿음에 질문을 던지는 것이었습니다. 네 모듈 모두 같은 구조를 따랐습니다. 먼저 통념을 드러내고, 그 통념의 그림자를 보여준 뒤,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는 흐름입니다.
리더십 교육의 성패는 강의장의 만족도가 아니라 일터의 행동 변화로 판가름 납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리더께서도 한 가지 질문을 남겨두시면 좋겠습니다. 이번 주 업무에서 점검해볼 통념 하나는 무엇입니까. 그 질문에서 변화가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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