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라밸 운운했다간 백수된다??? (2025.10.02)
“워라밸 운운했다간 백수된다”…주 70시간은 기본, 실리콘밸리에 무슨 일이 (2025.09.29, 매일경제)
최근 AI 패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실리콘밸리에 '996 근무'와 같은 장시간 노동 문화가 회귀하고 있다는 소식, 접하셨을 겁니다. '경쟁에서 이기려면 더 많은 시간을 쏟아부어야 한다'는 단순하고도 강력한 논리가 배경에 깔려있습니다.
이는 우리가 학창 시절부터 배워 온 생산성의 기본 공식, (생산성 = 산출/투입) 에 대한 가장 원초적인 접근법입니다. '산출(Output)'을 늘리기 위해 가장 손쉬운 방법인 '투입(Input)', 즉 노동시간을 늘리려는 시도인 셈이죠.
하지만 오늘 뉴스레터에서는 이 '게으른 방정식'에 의문을 제기하고자 합니다. 과연 분모인 '투입'을 무작정 늘리는 것이 분자인 '산출'의 증가와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는 최선의 길일까요? 방정식의 진짜 열쇠는 다른 곳에 있지 않을까요?
1. 분모의 함정: '투입'에만 집착할 때 벌어지는 일
'투입량(노동시간)'을 늘리는 전략이 매력적인 이유는 명확합니다. 눈에 보이고, 측정하기 쉽고, 통제하기 용이하기 때문입니다. 리더 입장에서는 구성원들의 시간을 더 많이 확보하는 것만으로도 무언가 하고 있다는 안정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지식 노동의 본질을 간과한 치명적인 함정입니다. 노동시간과 성과는 결코 정비례하지 않으며, 특정 지점을 넘어서면 오히려 '수확 체감의 법칙'이 강력하게 작용합니다.
- 품질의 급격한 저하: 8시간 동안 만들어낸 완벽한 코드와 14시간 동안 피로에 절어 만든, 버그 투성이의 코드는 같은 '산출'이 아닙니다. 후자는 오히려 버그를 잡기 위한 추가적인 '투입'(시간, 인력)을 유발하여 전체 생산성을 갉아먹습니다.
- 창의성의 고갈: 혁신적인 아이디어나 복잡한 문제 해결 능력은 충분한 휴식과 재충전을 통해 뇌가 최적의 상태일 때 발현됩니다. 끝없는 노동은 창의성의 원천을 메마르게 하고, 기존의 방식을 답습하는 기계적인 결과물만 낳게 합니다.
- 기회비용의 발생: 주 70시간을 일하는 조직은 구성원들에게 학습, 네트워킹, 새로운 경험을 통한 재충전의 기회를 박탈합니다. 이는 단기적인 산출에 매몰되어 장기적인 성장 잠재력(미래의 더 큰 산출)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과 같습니다.
결국 '투입' 시간만 늘리는 것은 마치 밑 빠진 독에 물을 더 세게 붓는 것과 같습니다. 새는 곳을 막지 않으면 아무리 많은 물을 부어도 독은 채워지지 않습니다.
2. 분자를 키우는 지혜: 진짜 '산출'의 가치를 높이는 방법
그렇다면 진정한 생산성 향상은 어디에서 와야 할까요? 바로 방정식의 '분자', 즉 '산출(Output)'의 질과 가치를 높이는 데 집중하는 것입니다. 동일한 '투입'으로 더 높은 가치의 '산출'을 만들어내는 것, 이것이 스마트한 리더십의 핵심입니다. (사실 우리나라보다 노동 시간이 1년에 1.5달 이상 적은 유럽의 생산성이 높은 이유는 업무와 결과가 고부가가치이기 때문입니다)
- '몰입'의 밀도를 높여라: 하루 8시간 중 구성원들이 진짜 업무에 집중하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요? 불필요한 회의, 과도한 보고, 끊임없는 메시지 알림을 제거하고 '딥 워크(Deep Work)' 환경을 보장해야 합니다. 3시간의 방해받는 노동보다 1시간의 완전한 몰입이 훨씬 더 높은 가치의 '산출'을 만듭니다.
- '방향'의 명확성을 제시하라: 조직의 에너지를 엉뚱한 곳에 낭비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리더의 가장 중요한 역할입니다.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를 명확히 하고, 핵심 과제에 자원을 집중시켜야 합니다. 명확한 목표는 '투입'의 낭비를 막고 '산출'의 효과성을 극대화합니다.
- '자율성'이라는 엔진을 장착하라: 구성원에게 목표 달성 방법을 스스로 찾을 수 있는 자율성을 부여하고, 그 과정에서 나오는 작은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는 혁신적인 '산출'을 위한 필수 조건입니다. 통제와 감시는 단기적으로 '투입' 시간을 늘릴 순 있어도, 누구도 예상치 못한 '산출'을 만들어내지는 못합니다.
3. 방정식을 다시 쓰다: 똑똑한 리더는 '나눗셈'을 고민합니다
생산성() 방정식을 대하는 두 가지 리더십이 있습니다.
- '더하기' 리더십: 산출()을 늘리기 위해 투입()을 더하는, 가장 쉽지만 가장 비효율적인 길을 갑니다.
- '나누기' 리더십: 어떻게 하면 투입() 대비 산출()의 비율, 즉 나눗셈의 결과값 자체를 높일 수 있을지 고민합니다. 이들은 같은 투입으로 더 많은 산출을, 혹은 더 적은 투입으로 같은 산출을 만들어내는 시스템과 문화를 설계합니다.
제 책 <위임의 기술>이 4쇄를 찍게 됐습니다.
최악의 불황이라는 서점계의 상황에도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신 덕분입니다. ^^
월구독 회원제에 가입하셨다면 다음 링크에서 제 책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일독을 권합니다. 감사합니다.
- 예스24 크레마
- 알라딘 만권당
오늘자 뉴스레터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을 남겨 주세요!
김진영(에밀), 커넥팅더닷츠
jykim@connectdots.co.kr, 010-2365-6696
수신거부 Unsubscribe
'글 > '지금리더'뉴스레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AI 도입의 결과가 시원찮다면? (0) | 2026.10.12 |
|---|---|
| 3분기 <지금리더> 뉴스레터 결산 (0) | 2026.10.12 |
| 증강 리더십(argumented leadership)이 온다 (0) | 2026.10.12 |
| 가짜 리더십: 리더십 만능론의 위험한 착각 (0) | 2026.10.12 |
| 워라밸의 진화: 균형을 넘어 시너지로 (0) | 2026.10.1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