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7월, 분당차병원 부서장을 대상으로 80분짜리 'AI 시대, 부서장의 마인드셋과 대응' 특강을 진행했습니다. 목표는 두 가지였습니다. 생성형 AI가 왜 가끔 완전히 틀린 말을 자신 있게 하는지 원리로 이해시키는 것, 그리고 그 이해를 부서장 개인의 리더십 태도로 연결하는 것입니다.
원리부터 짚었습니다 — 패턴, 예측, 그리고 환각
먼저 과거의 판별·예측형 AI(영상 판독, 위험도 점수)와 오늘 다룰 생성형 AI를 구분했습니다. 이 구분은 「AI Snake Oil」(아빈드 나라야난·사야시 카푸르, 프린스턴대)에서 제안한 예측형·생성형 분류를 기반으로 했습니다. 이어서 생성형 AI의 작동 원리를 세 장으로 압축했습니다. 방대한 텍스트에서 「언어의 패턴」을 학습했다는 것, 그래서 검색이 아니라 다음 단어를 확률로 「예측」한다는 것, 그 결과 AI의 기준은 사실 여부가 아니라 「그럴듯함」이라 환각이 고장이 아니라 원래 작동 방식이라는 것입니다. 이 원리를 실감하도록 2023년 미국 뉴욕남부지방법원의 「Mata v. Avianca」 사건을 소개했습니다. 한 변호사가 챗GPT가 만들어낸 존재하지 않는 판례 여섯 건을 소송 서류에 인용했다가 5천 달러의 제재를 받은 사건으로, 판사가 실제로 이 제재를 내렸습니다.
강점과 약점 — AI는 곱셈의 증폭기다
AI를 계산기나 엑셀 같은 「덧셈형」 도구와 구분해, 쓰는 사람의 맥락과 검증 수준이 그대로 곱해지는 「곱셈의 증폭기」로 설명했습니다. 이 프레임은 국내 AI 콘텐츠 채널 '휴리'의 자료를 참고했습니다. 이어 콜센터 상담원 5,172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Brynjolfsson, Li, Raymond, 「Generative AI at Work」, Quarterly Journal of Economics 2025년 5월호, 140권 2호)를 소개했습니다. AI 도입으로 평균 생산성이 15% 올랐고, 같은 연구자들의 이전 워킹페이퍼 기준으로는 숙련도가 낮은 신입 직원의 개선폭이 34%에 달했습니다. 곱셈은 초보자에게 더 유리하게 작동한다는 뜻입니다.
병원과 기업은 이미 이렇게 씁니다
해외 사례로 미국 카이저 퍼머넌트를 소개했습니다. 의사 7,260명이 약 15개월간 진료 대화를 AI로 기록하는 방식을 250만 건 이상의 진료에 적용해, 문서작업 시간을 약 1만 6천 시간 절감했습니다(NEJM Catalyst 게재 자료 기준). 기업 사례로는 제약회사 모더나(사내 챗봇 mChat 직원 80% 이상 사용, 이후 두 달 만에 직원이 직접 만든 맞춤 봇 750개, 법무팀 사용률 100%)와 금융사 모건스탠리(사내 문서 약 10만 건을 AI에 연동해 문서 접근율을 20%에서 80%로 끌어올리고 자문역 팀 98% 이상 사용)를 다뤘습니다. 두 사례 모두 OpenAI가 공식 발표한 자료입니다. 국내 상급종합병원 두 곳과 국내 금융사 사례도 함께 소개했는데, 이 자료들은 외부에서 별도로 검증할 수 있는 공개 출처가 없었습니다. 세 병원 사례 모두 공통점은 하나, 「사람의 최종 검토」를 설계에서 빼지 않았다는 점이었습니다.
우리 부서에 대입하기
행정·간호·진료지원 세 파트별로 AI에 맡길 수 있는 업무 지도를 그려봤습니다. 공지·기안 초안, 회의록 정리, 교육자료 초안, 검사 안내문처럼 「초안」 단계 업무가 공통이었습니다. 반대로 환자안전 관련 기록, 개인정보 판단, 최종 승인·서명은 사람이 반드시 잡아야 할 영역으로 구분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지시문 작성법을 다뤘는데, "입원 안내문 써줘"처럼 뭉뚱그린 지시와, 배경·결과물·조건 세 요소를 담은 지시를 비교해 결과물의 차이를 직접 보여줬습니다.
나머지 절반은 사람 이야기
기술 얘기를 마친 뒤 15분은 리더십 이야기로 채웠습니다. AI를 내비게이션에 비유해, 길은 안내해도 목적지는 정하지 못한다는 점을 짚었고, 계산은 순식간이지만 보호자의 표정에서 불안을 읽는 일은 기계에게 가장 어렵다는 점(로봇공학자 한스 모라벡이 1988년 제시한, 이른바 「모라벡의 역설」과 같은 현상)을 소개했습니다. 팀원이 AI 사용법을 물을 때 마음속으로는 「내 일은 없어지는 건가」를 묻고 있다는 것, 그 답은 그 사람을 아는 리더만 줄 수 있다는 것도 강조했습니다. 이 관점을 「지휘자의 자리」로 정리해, AI와 경쟁하는 게 아니라 협연하는 「앙상블 리더십」을 오늘의 핵심 메시지로 남겼습니다.
강사로서 느낀 지점
이 특강에서 가장 신경 쓴 지점은 두려움을 판단력으로 바꾸는 순서였습니다. 원리를 모르면 AI를 과신하거나 무조건 겁내게 되는데, "왜 환각이 생기는가"를 구조로 이해하고 나면 "어디까지 맡기고 어디서 확인할지"가 자연스럽게 정리됩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반응은, 숙련도가 낮을수록 AI 도입 효과가 크다는 연구 결과를 들었을 때 부서장들의 표정이었습니다. AI 시대에 초보라는 사실이 약점이 아니라 강점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기술보다 사람에 대한 이야기로 특강을 마무리하는 데 좋은 다리가 되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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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영 코치 | 커넥팅더닷츠 | jykim@connectdo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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