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간호관리자 <위임의 기술> 특강 (2026.08.25)

간호관리자가 마주하는 네 개의 갈림길
2026년 8월 25일, 삼성서울병원 간호관리자를 대상으로 「위임의 기술」 특강을 진행했습니다. 07시 20분 데이 인계 직전 10분 사이에 밤번 인계와 본부 공지, 신규 간호사 질문, 검사실 전화가 동시에 몰리는 병동의 아침을 오프닝으로 삼아, 급박한 임상 대응은 리더가 직접 맡되 반복되는 운영 업무는 위임의 출발점으로 삼는다는 원칙부터 세웠습니다.
자가진단이 드러낸 진짜 문제
강의 초반 다섯 문항 자가진단을 실시했습니다. 2022~2023년 제 강의와 코칭에서 만난 리더 783명의 응답과 비교했을 때, "위임한 업무를 중간중간 확인하는 습관이 있다"는 문항에 권장 답을 고른 비율이 32퍼센트로 가장 낮았습니다. 맡겼으면 놔둬야 한다고 생각하는 리더가 열에 일곱이라는 뜻이고, 이 지점을 특강 후반 개입 논의의 정면 소재로 다시 가져왔습니다.
네 개의 갈림길 — 판단, 담당, 권한, 개입
위임을 「판단」(오늘 밤 내가 할까, 맡길까), 「담당」(누구에게 맡길까), 「권한」(책임만 줄까, 권한까지 줄까), 「개입」(언제 회수하고 언제 기다릴까)이라는 네 갈림길로 나누어 순서대로 결정 규칙을 세웠습니다. 특히 담당자를 정할 때는 역량과 동기를 교차한 매트릭스로 방향을 먼저 잡고 개인 사정은 그다음에 고려하도록 했는데, 순서가 뒤집히면 위임이 아니라 눈치 보기가 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사람을 지명하는 대신 기준을 공개하면 오늘의 배분이 특혜가 아니라 순서로 읽힌다는 것도 함께 짚었습니다.
임상 위임의 언어를 관리 위임으로 확장하다
권한과 개입의 기준으로는 미국 간호사협회(ANA)와 미국간호위원회협의회(NCSBN)가 1995~1996년 처음 정립하고 2019년 공동으로 개정한 「National Guidelines for Nursing Delegation」의 다섯 원칙, 이른바 Five Rights of Delegation을 가져왔습니다. 적절한 사람(Right Person)과 과업(Right Task)은 담당의 갈림길에, 적절한 상황(Right Circumstance)과 지시(Right Direction)는 권한의 갈림길에, 적절한 감독(Right Supervision)은 개입의 갈림길에 대응시켰습니다. 임상 위임에서는 이미 익숙한 언어를 병동 운영과 관리 위임으로 옮겨보는 시도였고, 참가자들은 원래 환자 곁에서 쓰던 기준이 인증 준비나 캠페인 자료 같은 행정 업무에도 그대로 적용된다는 점에 흥미를 보였습니다.
강사로서 느낀 지점
이번 특강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대목은 위임하지 못하는 이유가 역량 부족이 아니라 대부분 리더 자신의 불안이었다는 점입니다. 개입을 회수가 아니라 질문으로 바꾸는 실습, 그리고 점검 시점을 위임하는 순간에 미리 합의해 두는 방법에 참가자들의 공감이 컸습니다. 병원 간호 인력의 이직 구조를 보면 왜 이 문제가 급한지 드러납니다. 대한간호협회가 병원간호사회 실태조사를 재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병원을 떠나는 간호사의 80.6퍼센트가 경력 5년 미만이었고, 신규 간호사의 1년 이내 사직률은 2018년 42.7퍼센트에서 2022년 57.4퍼센트로 급등했습니다. 맡길 사람이 없어서 안 맡기고, 안 맡기니 배울 기회가 없어 더 빨리 떠나는 악순환입니다. 위임에 따른 구성원의 믿음은 타고나는 성격이 아니라 리더가 설계하는 것이라는 확인을 다시 얻은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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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영 코치 | 커넥팅더닷츠 | jykim@connectdot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