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일산업 승진자 리더십 워크숍 (2026.02.26)


2026년 2월 26일, 덕일산업 시니어 직원들을 대상으로 YBM 연수원에서 "리더십 이해와 역할 인식" 워크숍을 진행했다. 이번 워크숍의 핵심 질문은 단순했다. "승진 후, 당신의 역할은 정말 달라졌는가?" 많은 조직에서 승진은 곧 직급의 변화로만 인식되곤 한다. 그러나 Charan, Drotter & Noel(2011)의 리더십 파이프라인 모델이 지적하듯, 리더십의 각 단계는 이전과는 질적으로 다른 역량과 가치관, 시간 활용 방식을 요구한다. 이전 단계에서 성공을 가져다준 행동을 그대로 유지하면 오히려 실패하게 된다는 것이 이 모델의 핵심 전제다. 이번 워크숍은 바로 이 전환의 지점을 참가자들이 스스로 인식하고, 구체적인 행동 계획으로 연결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워크숍은 세 파트로 구성했다. Part 1 "나, 일, 그리고 가치 리뷰"에서는 참가자 개인의 현재 상태를 점검하는 데서 출발했다. 먼저 Wheel of Life 도구를 활용해 거주, 일/커리어, 금전, 건강, 대인관계, 친밀관계, 성장/학습, 여가생활의 8개 영역에서 자신의 삶의 균형을 시각화하도록 했다. 이 도구는 코칭 현장에서 널리 사용되는 자기 인식 도구로, 참가자들이 일에만 편중된 자신의 삶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계기가 되었다.
이어서 VUCA 시대의 대외 환경 변화를 짚었다. 변동성(Volatility), 불확실성(Uncertainty), 복잡성(Complexity), 모호성(Ambiguity)으로 특징되는 경영 환경에서 개인과 조직 모두 기존의 방식을 답습해서는 생존하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참가자들에게 "왜 지금 나를 돌아봐야 하는가", "왜 지금 일을 돌아봐야 하는가"라는 두 가지 질문을 던지며, 변화의 주체가 외부가 아닌 자기 자신임을 환기시켰다.
이 파트에서 가장 반응이 좋았던 것은 잡 크래프팅(Job Crafting) 실습이었다. Wrzesniewski & Dutton(2001)이 Academy of Management Review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잡 크래프팅이란 직원들이 자신의 업무에서 과업의 경계(task crafting), 관계의 경계(relational crafting), 인지적 경계(cognitive crafting)를 주도적으로 변화시키는 행위를 말한다. 이 이론의 핵심은 일의 의미가 위에서 부여되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 스스로 만들어갈 수 있다는 점이다. 워크숍에서는 "맨날 기초 데이터만 넣고 있네"라는 수동적 인식을 "입력이 효율적으로 되는 매크로를 만들어봤어요"라는 능동적 행위로 전환하는 과업 크래프팅 사례, 무서운 선배와의 관계를 용기 내어 커피챗으로 풀어가는 관계 크래프팅 사례, 복사와 제본을 단순 잡무가 아닌 회의 참여자 소통을 돕는 중요한 역할로 재해석하는 인지 크래프팅 사례를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참가자들은 자신의 중요 업무를 하나 선택하여 세 가지 크래프팅 중 하나를 직접 적용해보는 실습을 수행했다.
Part 1의 마무리에서는 100개의 가치 리스트에서 직관적으로 Top 10을 고른 뒤, 절대 포기할 수 없는 Final 5를 확정하는 핵심 가치 도출 작업을 진행했다. 개인의 Final 5를 조별로 취합하여 조 전체의 공유 가치를 도출한 후, 이를 덕일산업의 조직 가치(창의, 열정, 겸허, 극기, 도전)와 정렬시키는 실습으로 이어졌다. 개인 가치와 조직 가치의 교집합 지점을 찾는 이 과정은 단순히 회사의 가치를 수용하라는 메시지가 아니라, 자기 삶의 원칙 위에서 조직과의 접점을 능동적으로 발견하도록 설계한 것이다.
Part 2 "리더십 파이프라인"에서는 리더십과 팔로워십의 관계를 본격적으로 다루었다. 리더십은 팔로워가 있어야 성립하며, 이끌고 싶다면 따르는 법을 먼저 배워야 한다는 전제에서 출발했다. 리더십 파이프라인의 개념을 "리더 공급 통로"로 설명하면서, 시니어 직원에게 기대되는 역할이 주니어와 질적으로 다름을 Robert Katz(1955)의 세 가지 관리 능력 모델로 뒷받침했다. Katz가 Harvard Business Review에 발표한 이 모델에 따르면, 관리자의 직급이 올라갈수록 업무 능력(Technical Skill)의 비중은 줄고 개념화 능력(Conceptual Skill)의 비중이 커지며, 대인관계 능력(Human Skill)은 모든 수준에서 일관되게 중요하다. 시니어 직원이 여전히 실무 처리에만 몰두한다면, 그것은 파이프라인이 막힌 상태와 같다.
참가자들은 승진/승급 전후의 역할 변화를 업무 수행, 관계 형성, 성과 달성의 세 차원에서 리더십 관점과 팔로워십 관점으로 구분하여 작성했다. 이후 조별로 작성 내용을 공유하고 투표를 통해 가장 적합한 역할 항목을 선정했다. 이 과정에서 참가자들은 "시니어로서 내가 해야 할 일"을 타인의 시각에서 검증받는 경험을 하게 된다.
Part 2 후반부에서는 업무 스타일 진단을 실시했다. 단호성과 반응성이라는 두 축을 기준으로 분석형(Analytical), 추진형(Driver), 친절형(Amiable), 표현형(Expressive)의 네 가지 유형을 진단한 뒤, 자신의 상사와 후배의 스타일 유형에 따른 팔로잉 및 리딩 전략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예컨대 추진형 상사에게는 핵심을 먼저 제시하고 간결하게 요점만 전달하는 것이, 친절형 후배에게는 개별 상황을 고려하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의견을 구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식이다. 참가자들은 특정 상사와 후배를 실제로 떠올리며 2026년 대응 아이디어를 작성했다.
Part 3 "2026년 액션 아이디어 도출"에서는 앞선 모든 과정의 결과물을 하나의 실행 계획으로 통합했다. 조별 투표로 선정된 역할 항목을 기준으로, 실행 주기와 횟수를 포함한 구체적인 액션 플랜을 수립했다. 예를 들어 "주간 회의 후 문제점 있는 후배들과 개별 미팅", "매주 1회씩 목요일마다 티타임", "실적 점검 회의 시 1개 이상의 개선 아이디어 제공" 같은 실천 가능한 수준의 계획이 도출되었다. 마지막으로 Dyad Activity를 통해 참가자들이 1:1로 마주 보며 서로의 변화 포인트를 확인하고 응원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워크숍을 진행하면서 다시 한번 확인한 것은, 역할 전환의 핵심이 지식 습득이 아니라 인식의 전환이라는 점이다. 참가자들이 "내가 잘하던 것을 계속하면 되는 것 아닌가?"라는 전제를 스스로 의심하기 시작할 때, 비로소 진정한 리더십 개발이 시작된다. Charan 등(2011)의 표현처럼, 리더십 파이프라인에서 각 전환은 하루 만에, 또는 강의 하나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그 전환이 필요하다는 자각만큼은 워크숍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고 본다. 덕일산업 참가자들이 보여준 진지한 태도와 구체적인 실행 계획은 그 자각이 이미 시작되었음을 보여주었다.